신안특집-튤립축제] 100만 송이 튤립이 미소짓네요
임자도 튤립, 축제는 취소됐으나 관람은 가능 ![]()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여름방학 때 친구 외갓집이 있는 목포에 놀러갔다. 살림집은 목포에 있지만 외갓집 식구들 삶의 터전은 임자도라는 섬이라고 했다. 목포에서 배를 타고 꼬박 네 시간을 가야 했다. 가는 뱃길은 그림이었다. 신안의 크고 작은 섬들을 헤치며 지나가는 길은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우리를 데리고 간 친구 외삼촌은 뱃머리가 행여 엉뚱한 방향으로 향할까 잠시도 키를 놓지 못했다. 다닥다닥 붙은 무인도들 때문이었다. 붉은색 튤립과 무공해 청정 임자도의 하늘빛이 강렬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1988년엔 뱃길 네 시간, 이젠 3분 여름의 임자도 전장포는 고즈넉했다. 혈기왕성한 대학생들이 빈 섬에서 할 일은 많지 않았다. 한낮엔 나지막한 산에 올라 드러누운 채 아무 생각 없이 서해 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섬들을 바라보다 내려와선 포구 근처 허름하기 이를 데 없는, 10분에 50원하는 당구장에서 놀았다. 해가 지면 별이 빼곡한 바닷가로 나가 좀처럼 가늠이 되지 않는 미래를 이야기하며 잔을 기울였다. 원형으로 조성한 튤립 꽃밭 풍경.친구 외갓집의 생업은 새우잡이였다. 대하 같은 큰 새우가 아니고 김장 젓갈용 새우로 우리나라에서 제일로 치는 꽤 비싼 새우라고 했다. 먼 뱃길 때문에 임자도는 새우잡이나 염전 등 삶의 터전으로 삼는 사람들 외에 외지인은 좀처럼 가기 힘든 곳이었다. 그러던 것이 신안에 다리들이 잇달아 놓이면서 달라졌다. 뱃길이 목포에서 지도로 옮겨지면서 네 시간 걸리던 것이 30분으로 줄더니 2021년 총연장 4.99km 임자대교가 놓이면서 이제는 차로 3분이면 갈 수 있게 됐다. 30여 년 전을 생각하면 꿈만 같은 일이다. ![]() 가장 긴 백사장에 튤립 물결 우리나라에서 백사장 길이가 가장 긴 해수욕장은 신안 임자도의 대광해수욕장이다. 섬의 서쪽에 있는 이 해수욕장은 길이 12km, 너비 300m로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1시간20분, 자전거로 30분 걸리는 광활한 백사장을 가지고 있다. 무안군과 신안군의 지도를 잇는 연륙교가 준공되고, 지도읍과 임자도를 잇는 철부선이 운항되면서 뒤늦게 알려지기 시작한 이 해수욕장은 비금도 명사십리해수욕장, 암태도 추포해수욕장, 도초도 시목해수욕장과 함께 신안의 4대 해수욕장으로 꼽힌다. 특히 백사장은 항공기용 유리를 만드는 데 쓰일 만큼 질 좋은 규사·모래밭이다. 넓은 야영장과 잔디운동장·체육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어 청소년캠프나 단체 야영장으로도 인기다. 튤립이 피어 있는 대광해수욕장의 일몰 풍경. 파라솔 아래 선베드에 누워지는 해를 감상할 수 있다. 임자도의 4월은 튤립으로 시작한다. 튤립하면 풍차와 함께 먼 나라 네덜란드가 떠오르지만 임자도 해변에 흐드러지게 핀 튤립 또한 못지않게 아름답다. 수십 종의 튤립 100만 송이가 대광해수욕장을 채색하는 축제는 아쉽게도 취소됐으나 관람은 가능하다. 지난 2008년 시작된 튤립축제는 임자도의 황무지와 대파를 심던 자리에 국내 유일의 튤립 구근 생산 단지를 조성해 시작됐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엔 임자대교가 놓이기 전인데도 5만 명이 튤립축제를 찾았다. 길이 12㎞로 국내에서 가장 긴 임자도 대광해수욕장. 튤립축제가 이 해변에서 열린다.김정희와 쌍벽, 조희룡 작품 만나세요 올봄 새로운 볼거리는 조희룡미술관이다. 갓 개관한 이 미술관은 추사 김정희와 쌍벽을 이루는 조선 후기 문인화의 대가 조희룡의 이름을 땄다. 조희룡은 1789년 서울에서 태어나 매화도와 묵란도에서 독창적인 화풍을 확립한 문인이자 서화가다. 조희룡은 조선 후기 문인화의 대가로 추사 김정희와 쌍벽을 이뤘다. 그의 이름을 딴 조희룡미술관이 이번에 개관했다. 조희룡은 조선 후기 문인화의 대가로 추사 김정희와 쌍벽을 이뤘다. 그의 이름을 딴 조희룡미술관이 이번에 개관했다.그는 안동김씨와 풍양조씨의 세도정치기에 예송논쟁에 휘말려 1851년 63세에 임자도에 유배된다. 지금은 논으로 변한 바다가 바라보이는 야트막한 구릉에 오두막을 짓고 만구음암萬鷗吟館(1만 마리 갈매기가 우는 집)이라고 했다. 처음엔 낯선 섬 유배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했으나 점차 임자도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화됐고, 그런 그의 심경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취 가득한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증도의 태평염전의 염전 결정지 모습. 여의도 두배 면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의 5%가 이 염전에서 나온다.한국에서 가장 큰 염전 증도에 있어요 여의도 두 배 면적의 태평염전 한 곳서만 국내 생산량의 5% 담당 소금은 천일염과 정제염으로 나뉜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와 바람과 햇빛으로 수분과 유해 성분을 증발시켜서 만든 소금이고, 정제염은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이온 수지막으로 불순물과 중금속 등을 제거하고 얻어낸 염화나트륨 결정체다. 천일염은 수심이 깊지 않고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많이 생산된다. 한국 염전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신안군은 국내 천일염 생산량의 70%를 생산하는 최대 천일염 산지다. 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염전은 증도에 있다. 바로 태평염전이다. 면적이 여의도 두 배인 462만㎢. 태평염전은 본래 한국전쟁 후인 1953년 피란민들을 정착시키고 소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조성됐다. 이 염전은 증도와 그 옆 대초도 사이의 갯벌을 막아 만든 간척지에 들어서 있다. 태평염전에서는 매년 1만5,000톤의 천일염이 만들어지고 있다. 국내 총생산량의 5%나 된다. 중국산 소금이 들어와 가격이 폭락하기 전까지 염전은 ‘백금밭’이라 불렸다. 하얀 금덩어리. 염전은 그만큼 큰돈이 됐다. 하지만 지금은 폐염전들이 많고 증도에서는 태평염전 등 두 곳만 남아 있다. ‘비온 뒤 소금’은 염도가 높지 않은 깨끗한 소금이기 때문에 최고로 친다. 그래서 비온 뒤 소금은 ‘약소금’이라 부른다. 본 기사는 월간산 2022년 4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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